부산광역시 행정동우회

자유게시판

동우회, 동호회, 개인이 올리고 싶은 글이나 소식 등을 게시기간을 정하여 게재

 

어는 장관의 은퇴 이후

페이지 정보

작성자 강산 작성일18-12-25 15:29 조회874회 댓글0건

본문



 

어느 장관의 은퇴 이후(조선일보 만물상)
 

 

입력 2018.12.24 03:16

서울지검장까지 지낸 송종의씨는 1998년 법제처장을 끝으로 충남 논산으로 낙향했다. 전관예우가 보장된 변호사 개업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밤나무 농사에 매달렸다. 영농 법인을 만들어 한 해 밤 600가마를 수확하고 300만달러 수출탑도 받았다. 성공한 기업농이 됐다 싶었는데 뜻은 딴 데 있었다. 2014년 농사 수익 대부분을 내놓아 천고법치문화재단을 세웠다. '정의로운 사회와 법치주의 확립'에 기여한 공직자에게 매년 상을 주고 있다. 방산 비리를 캐낸 검찰 합동수사단과 감사원 특별감사단도 이 상을 받았다.

▶몇 년 전 본지 기획 '은퇴, 또 다른 시작'은 수십 년간 현직에서 닦은 지식과 경험을 활용해 새로운 봉사에 나선 인물을 소개했다. 교육학자 김기석 서울대 명예교수는 2013년 정년 뒤 아프리카 빈곤 퇴치 운동에 전념하고 있다. 케냐와 부르키나파소 극빈 여성에게 글과 기술을 가르치고 소액 대출로 빈곤 탈출을 돕는 일이다. 그는 은퇴를 뜻하는 영어 '리타이어'(retire)를, '리'(re) '타이어'(tire), 다시 새 바퀴를 단다는 뜻이라고 재해석했다.
 

칼럼 관련 일러스트

▶2013년부터 3년 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이동필(63)씨가 내년 5급 공무원(사무관)으로 새 출발을 한다. 학자 출신인 그는 퇴임 후 고향인 경북 의성에서 콩과 팥, 마늘, 양파 농사를 지어왔다. 그러다 경북도가 공모한 농촌 살리기 정책 자문관에 지원해 채용됐다. 주 3일 21시간 근무하는 시간 선택제, 임기제 공무원 자리로 연봉 3000만원쯤 받는다.

▶공직에서 물러난 뒤 고향에 내려가 농사에 전념하는 이는 꽤 많다. 고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도 퇴임한 뒤 양계장 짓고 닭 키우기에 빠졌었고, 안병영 전 교육부 장관은 강원도 고성에 정착해 과실수를 비롯해 고추·상추 같은 텃밭 농사를 짓고 있다. 어느 해 여름 강원도 인제 읍내서 안 전 장관을 마주쳤는데 햇빛에 그을린 얼굴이 영락없는 농부 모습이었다. 안 전 장관은 일찌감치 '인생 3모작론'을 역설해왔다. '정년까지 열심히 일하고 그 뒤 10년은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일을 하며 칠십 넘어서는 자연 속에서 마음을 비우며 살자'고 했다.

▶100세 시대는 인생 정점(頂點)의 추억에 잠겨 남은 세월 보내기엔 시간이 너무 길다. 은퇴 이후에도 이웃과 사회에 봉사하는 새로운 삶에 도전할 만하다. 그래서 사무관으로 돌아온 이동필 장관의 선택이 신선하게 보인다. 어느 가수가 부른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함께 불러주고 싶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2/23/2018122301666.html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